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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추홀학산문화원 ‘지역문화예술의 공동체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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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여름의 끝..

김 은경 0 5613 2015-09-23 22:24:02

 

                                                            그 여름의 끝

                                                                                       이성복

 

                                그 여름 나무 백일홍은 무사하였습니다 한차례 폭풍에도 그 다음 폭풍에도

                                쓰러지지 않아 쏟아지는 우박처럼 붉은 꽃들을 매달았습니다

 

                                그 여름 나는 폭풍의 한가운데 있었습니다 그 여름 나의 절망은 장난처럼 

                                붉은 꽃들을 매달았지만 여러 차례 폭풍에도 쓰러지지 않았습니다

 

                                넘어지면 매달리고 타올라 불을 뿜는 나무 백일홍 억센 꽃들이 두어 평 좁은

                                마당을 피로 덮을 때, 장난처럼 나의 절망은 끝났습니다.

 

 

참 뜨거웠던 여름이였습니다.

 

작년에 이어 두번째 놀래..

처음엔 한번의 경험이 실수도 덜어주고, 좀 더 손쉽게 해낼 수 있지 않을까 했습니다.

그런데 모든 일에는 그 일만의 흥겨움과, 그 값어치만큼의 어려움이 따르는가 봅니다.

마치 새로 시작하는 듯..

 

여름..

가장 가벼운 옷을 입히지만, 가장 무겁게 하는 계절이 아닌가 싶습니다.

양면의 얼굴을 지닌 여름이 지나가야, 아니 보내야만 풍성한 계절을 맞듯..

뜨거웠던 여름 한 철을 보낸 후, 지금의 시간이 그 이전의 시간과는 사뭇 달라진 것을 느낍니다.

 

끝나지 않을 것 같았던 고민들..

끝나지 않을 것 같았던 갈등들..

끝나지 않을 것 같았던 즐거움..

 

지난 여름 가슴 속을 가득 메우고 있던 폭풍의 바람 같던 것들이 빠져나가고, 그 자리에 뭔지모를 뿌뜻함과

여운처럼 남아 문득문득 휘몰아 다니는 흥겨움.

아직도 그 여름, 그리고 그날의 일들이 잔상이 되어 막이 내려진 후에도 가슴을 채우고 있는 듯 합니다.

지나고 나면 힘들었던 많은 일들도 아름다운 추억으로 재편집된다고 하는데 맞는 말인가 봅니다.

 

이 행사의 의미가 마을 공동체를 만들고 서로 소통하고자 함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각자의 다른 빛깔의 불꽃..

이번 행사에 참여하신 많은 분들의 마음 속에 자신만의 빛깔을 담은 불꽃이 생겼으리라 생각됩니다.

바쁜 일상에 쫓겨 잊고 있던 것들..

혹은 그동안 알지 못했던 자신의 내재된 것들..

그것을 발견하고, 앞으로의 삶을 좀더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고 살아가는 힘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아직은 적은 수의 마을주민들이 참여하였지만, 그 적은 수의 사람들의 마음에서부터 타오르는 불꽃은

또 다른 사람들의 불씨가 되어 각자의 아름다운 불꽃이 되고,

모두가 어울어지는 아름다운 빛이 되리라 생각됩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지난 여름..

이 행사에 참여하셨던 모든 분들 수고 많으셨습니다.

지난 여름 여러분들의 노고로 붉고 아름다운 꽃을, 그리고 달디단 열매를 맺을 수 있었습니다.

내년에 다시 뵙게 되기를 바랍니다..

축제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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