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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i-신포니에타 조화현 단장

sunny 0 6613 2014-06-27 09:39:34

 

아이디어가 퐁퐁 샘솟는 작은 거인

 

‘i-신포니에타’는 인천의 이니셜 첫 글자인 ‘i’와 작은 실내악단이라는 뜻의 ‘신포니에타’를 합친 말입니다. 인천 토박이인 조화현 단장이 지난 1994년 i-신포니에타를 결성한 후 10여 년 동안 이끌어 왔습니다.

사실 인천에서 공연 좀 보러 다닌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 만큼 조화현 단장은 유명한 사람입니다. 혹 이름은 모를 수도 있지만 그녀의 얼굴만큼은 낯익었을 테니까요. 실제로 인천시립박물관, 인천아트플랫폼, 인천도호부청사 등 인천의 크고 작은 공연을 끊임없이 열만큼 늘 바쁘게 살아왔습니다.

 

‘동에 번쩍 서에 번쩍’ 분신술이라도 쓰는 것처럼 바쁘게 활동하는 그녀를 만났습니다. 아담한 체구에 목소리도 나긋나긋 천상여자인데 어쩜 그렇게 새로운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지 부러웠습니다.

 

i-신포니에타가 알려지기 시작한 건 인천시립박물관 ‘박물관으로 떠나는 음악여행’ 시절입니다. 당시 시립박물관은 인천에서도 외곽에 자리한 터라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공간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조 단장은 박물관이라는 공간을 활용해 인천 시민들을 끌어 모을 수 있는 음악회를 기획했습니다.

 

“처음엔 다들 안 된다고 했어요. 주말에 시립박물관에 오는 유동인구가 너무 적다고요. 또 인천시민들 자체가 문화적인 욕구가 낮아 음악회를 즐길 만한 대상이 부족하다고 했죠.”

 

하지만 그녀는 생각이 달랐습니다. 찾아와 주지 않는 관객을 원망하기 보다는 관객들이 보고 싶은 공연을 만들자는 생각이었습니다. 좋은 공연이라면 좀 멀더라도, 교통편이 불편하더라도 관객은 찾아올 거라고 믿었던 것이지요.

 

그녀의 도전은 보기 좋게 성공했습니다. 2주에 한번 열렸던 공연은 그야말로 문전성시를 이뤘습니다. 온라인 예약은 10분 만에 마감할 만큼 호응이 좋았고, 토요일 당일에는 남는 표를 받기 위해 길게 줄을 서는 가족이 많아졌습니다. 박물관 안팎의 관계자 모두 깜짝 놀랐을 정도지요.

 

이렇게 공연이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철저하게 관객 눈높이에 맞춘 기획 덕분입니다. 그녀의 공연은 어렵지 않았고, 필요 이상 엄숙하지도 않았습니다. 아이와 함께 온 가족이 쉽고 편안하게 즐기기에 딱 좋았습니다. 특히, 공연 도중 이벤트를 열어 관객들을 적극적으로 참여시켰고, 연주 음악이나 음악가에 대한 배경지식을 알려주며 관객들의 흥미를 끌었습니다.

“아무리 좋은 음악이라고 해도 듣는 사람이 없다면 존재할 의미가 없는 거잖아요. 일단 관객들이 쉽게 들을 수 있는 곡들로 선정하고 보다 친근하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예술가들에 대한 일화나 곡과 연관된 배경 이야기들을 해설하는 거죠. 모르고 들었을 때와 사연을 알고 나서 듣는 음악은 완전 다르게 다가오거든요. 조금씩 이야기를 곁들여서 음악을 듣다 보면 익숙해지고 시간이 흐르면 더 긴 곡이나 조금 어려운 곡도 감상할 수 있는 안목이 생기게 되는 것이죠.”

 

조 단장의 진가가 나타나는 것은 학교와 군부대에서의 연주회입니다. 일명 ‘썩소’와 ‘심드렁’의 대표주자인 중·고등학생 아이들. 무대에 오르기 전 아이들을 보면 연주자가 위축될 만큼 짜증이 잔뜩 묻어 있습니다. 때론 시작하기도 전에 잠을 자려고 자세를 잡는 아이들도 많고요. 더욱이 요즘 아이들은 빠른 템포의 가요에만 반응하는 터라 클래식이라고 하면 지레 손사래를 칩니다. 이런 아이들 앞에서 한 시간 이상 연주회를 어떻게 끌고 갈 수 있을까요?

“혈기왕성한 아이들인데 가만히 앉아서 듣기만 하라고 하면 당연히 지루하고 힘들죠. 아이들을 적극적으로 무대 위로 끌어올려서 다양한 방식으로 참여하도록 이벤트를 해요. 브람스의 헝가리 무곡에 맞춰 춤을 추거나 스피드 게임처럼 퀴즈를 내기도 하고요. 실제로 군부대에 방문했을 때는 옛날 우정의 무대와 접목시켜서 미리 섭외한 어머님과 만나는 이벤트를 했어요. 방송을 본 세대가 아닌데도 반응이 아주 좋았죠. 일단 공연은 철저하게 관객 눈높이에 맞춰야 해요. 또 다양한 방식으로 수동적인 관객이 아닌 적극적인 관객이 되도록 유도해야 하고요. 그래야 관객들도 무대와 연주에 몰입하게 됩니다.”

 

이렇게 늘 새로운 레퍼토리를 위한 아이디어가 샘솟는 그녀지만 7년째 한결같이 하고 있는 일도 있습니다. 지역 내 다문화가정 한 쌍을 선정해 결혼식을 올리는 이벤트로 일명 ‘生生공연 해피웨딩’입니다.

 

“지역 내 뜻을 함께 해주시는 분들께 협찬을 받아 진행하는 결혼식이에요. 이번에 결혼한 커플은 신랑 오대식 씨와 신부 장취화 씨인데 아이가 돌이 지났는데도 형편상 아직 결혼식을 못했었어요. 이번에 기회가 닿아 멋진 결혼식을 올릴 수 있었죠. 중국에서 오신 친정어머님이 곱게 단장한 딸을 보며 무척 흐뭇해하셨어요. 도움 주신 많은 분들 덕분에 잊지 못할 추억이 생긴 거죠.”

 

올 3월, 조화현 단장은 중구에 복합문화공간을 표방하는 ‘콘서트하우스 현’이라는 공간을 마련했습니다. i-신포니에타 상설공연장이기도 하고, 사진과 그림 등을 전시하는 갤러리이기도 합니다. 또 간단한 차와 음료, 때론 식사를 즐길 수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실제로 이곳에서는 매월 2주 토요일 다양한 문화체험과 연주회를 즐길 수 있고, 4주 수요일 저녁에는 와인파티가 열립니다. 또 지역 내 문화예술인들을 위한 열린 문화공간으로서 역할도 할 계획입니다. 이제 조화현 단장에서 조화현 대표라는 더 무거운 이름을 갖게 됐습니다. 규모가 커진 만큼 신경 쓸 일도, 챙겨야 하는 사람도 늘었을 겁니다. 하지만 워낙 새로운 일을 두려워하지 않고 어떻게 풀어갈까 즐겁게 고민하고 아이디어가 퐁퐁 솟는 그녀이기에 잘 해낼 거라 믿습니다. 늘 새로운 도전으로 끊임없이 성장하고 발전하는 조화현 대표께 박수를 보냅니다.

 

글. 남구학산문화원 웹진 ‘학산문화예술@TV’ 시민기자 장경선

사진. 장경선, i-신포니에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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