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현5동 마당예술동아리 <우날스>
현재의 나를 있게 한 자녀들 그리고 지금
동아리원들은 각기 다른 이유로 자녀에게 기쁨을 얻었지만, 한 가지만은 같았다. 굳이 무엇을 하지 않아도 내 자녀가 제일 좋다는 것.
나 몰래 배우자하고만 비밀 대화할 때, 내 생일에 편지 한 장 써오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용돈만 달라고 할 때. 사실 맘에 들지 않는 자녀들의 모습에는 하나같이 이유가 있었다.
이렇게 동아리원들의 이야기가 무르익어갈 때 즈음, 새로운 화두가 던져졌다.
“용현5동 주민들은 어떤 공통된 공간, 단어 등으로 표현할 수 있을까요?”
그러자 바로 대답이 나왔다.
“시장이요.”
용현5동 주민센터 바로 뒤에는 작은 시장이 있다. 동아리원들은 모두 그 시장을 자주 가고, 또 그 안 돈가스집과 반찬가게를 좋아한다고 했다.
왜 마트도 있는데, 굳이 시장을 가지?
모두 하나 같이 입을 모았다. “싸고 좋아요.”
어린 시절, 어렴풋이 기억나는 우리들의 엄마가 그랬듯이 다들 마트 보다 비교적 값싸게 식자재를 구입하고, 이를 통해 자기만의 성취를 느끼는 것이었다. 어떻게 이렇게 이어졌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야기의 주제는 자연스럽게 ‘남편’으로 넘어갔다.
내가 콩나물을 싸게 샀다고 자랑해도, 시큰둥하며 되려 이해를 못하는 남편의 모습에 다들 만족도가 떨어진 경험이 여러 번 있던 모양이다. 내가 잘한 일에 대해서 누군가 같이 공감해준다면, 그것이 더 배가 되고 얼마나 좋을까? 나뿐만 아니라 우리 자녀도, 남편도 그럴텐데…
이렇게 우리는 큰 틀은 같지만, 그 안에 세부적인 주제를 바꿔가며 2시간 가량 대화를 나눴다.
디지털 시대에서 이렇게 얼굴을 맞대고 즉각적인 소통을 한다는 것은, 정말이지 좋지 않을 수가 없다. 한 동아리원은 식당에 가족끼리 밥 먹으러 나가도, 다들 스마트폰만 보고 있어서 공감과 공유를 할 수 없다고 했는데. 우날스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우리는 이 날 대화를 통해 더욱 서로를 알아가고, 공감하면서 공통점을 찾을 수 있었다. 이제 우리와 동네의 이야기로 연극을 준비할 단계이다. 벌써부터 기대가 되고, 설레인다.
2019년의 우날스는 어떤 이야기를 담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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